[이재윤 박사 9]깨달음경영학의 철학적 뿌리를 근대 한국의 사상가에서 찾다
- 사설/칼럼 / 열린의정뉴스 / 2021-03-26 14:2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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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윤(李在潤) 경영학박사 중앙대학교 경영경제대학 명예교수 |
필자는 지난 8호까지 `깨달음경영학'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지난 호에서는 `깨달음경영학'의 철학적 뿌리가 담헌(澹軒) 이하곤(李夏坤)선생님(1677년-1724년)의 식(識) 사상과 백운(白雲) 심대윤(深大允)선생님(1806년-1872년)의 이(利) 사상에 있음을 설명했습니다.
이번 호부터 위의 근대 한국의 철학 사상가들의 실천철학으로써 현대 서양의 얼 빠진 자본주의를 치유하고 앞으로 새로운 천 년을 계도(啓導)할 미래 얼 차린 자본주의의 대안을 밝히고자 합니다.
담헌(澹軒) 이하곤(李夏坤) 선생님의 식(識) 철학은 미래 '깨달음경영학'의 5차원의 인간의식(人間意識) 경영(Humanitas Consciousness Management)을 지금부터 약 3백 년 전에 제창 선도 하셨고 백운(白雲) 심대윤(深大允)선생님은 `심대윤 전집' 1권 `복리전서'에서 당시에 동양의 중국과 한국의 전통적 성리학(性理學)의 비 실재적 관념적 구태의 틀을 과감히 깨뜨리고 인간과 우주의 실체와 실재를 통찰한 성리학(性利學)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주창하셨고 호리(好利) 동리(同利) 복리(福利)의 삼리주의(三利主義)와 복리사상(福利思想)을 제창 하셨던 것입니다.
이 같은 새로운 철학과 사상은 백운(白雲) 선생님보다 약 일백 년 전 서양의 아담 스미스(Adam Smith)의 `국부론'의 개인 경제 자유주의에 입각한 철저한 합리적 경제인을 전제로 한 근대 자본주의 경제 철학 이론을 뛰어 넘는 미래 일천 년을 향한 얼 차린 자본주의의 체제를 제창한 것임을 뚜렷하게 알 수 있습니다.
맹자(孟子)는 "五百年 必有王者興"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이것은 "어떤 체제를 물론하고 영원하지는 않으며 일정한 시일이 경과하면 반드시 다른 체제에 의해서 대체되게 되는데 그 주기는 대략 500년 정도가 된다"라는 뜻입니다. 자본주의는 자본이 정치, 경제, 사회를 주도하는 체제를 말합니다. 개인의 자유를 인정하고 각자의 이익에 따라 시장에서 자유롭게 경쟁하도록 요구하는 자본주의는 지난 근 250년 동안 세계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왔습니다.
맹자의 500년 주기 설에 따르면 250년의 역사를 가진 현대 자본주의가 벌써 수명이 다 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만 세계화와 자유주의를 지향하던 시장 자본주의는 2008년 9월 15일 리먼 브라더스 사태를 계기로 중대한 위기를 맞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자유시장 자본주의가 개인의 창의성을 발휘하고 물질적 풍요를 실현시키는데 그 어느 체제보다도 성공적인 제도인 것은 사실이지만 불공정한 경쟁, 승자독식, 양극화의 심화 지구 생태계 파괴 인류의 15억 인구 이상의 극도의 빈곤문제 인간 소외 정신문화의 상대적 황폐화 끊이지 않고 늘어나는 전쟁과 테러 공동체 의식의 상실 등 상호간 불신 병리현상은 결과적으로 모두가 행복한 공존사회를 구현 하는데 실패한 것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IT 산업 생태계의 발달과 교육의 대중화로 선진국 중진국 후진국 어디나 지구촌화 동시화 다발화 경향이 가속되고 있으므로 위기의식과 위험은 증대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4.0』의 저자 아나톨 칼레츠키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2008년 9월 15일에 무너진 것은 단지 하나의 투자은행이나 금융시스템이 아니다 그날 무너진 것은 정치철학과 경제시스템 전체이며 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과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방식이다 이제 2008년 가을에 붕괴된 글로벌 자본주의를 과연 무엇이 대체할 것인가가 의문입니다."
현재 자본주의의 위기는 서구의 글로벌 자본주의, 시장 근본주의에 국한된 것이며 자본주의 전체에 해당되는 사안은 아니다 아시아에서 중국으로 대변되는 국가 자본주의는 오히려 새롭게 부상하는 추세에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서양에서는 바야흐로 시장 자본주의를 대체할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에 대한 논의가 뜨겁게 제기되고 있다 금년 1월 25일 스위스 동부 휴양지 다보스에서 세계 40여 개국 정상을 비롯해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 지도자 2,600여명이 참석해 개최된 다보스포럼(WEF)의 주제는 `대전환-새로운 모델의 형성' 이었습니다. `자본주의가 지속 가능할 것인가' `21세기에 맞게 자본주의가 어떻게 변해야 하나' 등 자본주의의 근원적인 문제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
그리고 하루 전날인 24일 브라질 남부 포르투알레그레에서 각국 시민, 사회운동가 4만여 명이 참가해 열린 세계사회포럼(WSF) 역시 `자본주의의 위기-사회, 경제적 정의-'라는 주제를 내걸고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고자 노력했습니다.
두 포럼 모두 그 역사나 행사규모, 화려한 참석 자 등으로 볼 때 뭔가 그럴듯한 해법이 도출될 수 있을 법도 하였는데 새로운 자본주의에 대한 구체적인 결론이나 뚜렷한 대안을 찾는데 실패하였습니다.
병들어 신음하고 있는 시장 자본주의, 그것을 치유할 명약은 과연 어디서 나올 것인가 본 연구는 19세기 한국에서 태어나 性利學, 三利思想을 통해 정신적으로 행복하고 물질적으로 풍요한 福利社會를 건설하자고 외친 沈大允의 福利主義에서 그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최근 출간된 이언 브레머의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에릭 와이너의 『그림자시장』, 이 두 책은 한국에 대해 자유시장과 국가 자본주의를 섞은 `하이브리드형' 국가, 또는 잠재적인 `그림자 시장' 국가의 일원으로 분석하는 흥미로운 견해를 제시했습니다.
세계에는 수많은 자본주의 국가들이 있다 그런데 그 많은 나라들 중 이 동아시아의 작은 나라 한국에서 자유시장과 국가 자본주의를 섞은 새로운 자본주의의 출현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이 서양의 경제석학들로부터 제기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이것은 현대 자본주의 이후의 미래사회에서 한국의 자본주의가 서양으로 대표되는 시장 자본주의와 중국으로 대변되는 국가 자본주의의 중간 단계로서의 보다 이상적인 새로운 자본주의의 모델을 형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세계 경제학계가 이미 간파했다는 증거가 되는 것이고 또 한국이 그러한 역할을 해주기를 은연중에 기대한다는 일종의 주문이기도 한 것입니다.
한국은 시장경제 자본주의 시스템을 받아들여 50여 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선진국 문턱까지 올라서는 `한강의 기적'을 이룩했습니다.
이제 한국과 세계가 21세기 문화세계를 창조하고 지구를 살리고 인간의 존엄성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담헌 이하곤 선생님의 식(識) 철학 사상을 기본으로 지구문명을 성찰하고 창조해야 하며, 빈부격차, 양극화의 부작용과 위기의식과 위험을 극복하고 얼 차린 시장 자본주의를 새롭게 건설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삼한(三韓) 경학(經學)의 빛이신 백운 심대윤 선생님의 삼리사상과 복리철학을 계승 실현하여 `한강의 기적'을 넘어 `아시아 태평양의 기적'과 `온 지구 인류를 살리는 기적'을 이룩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 호에 계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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