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뒤에 남은 체육과제]아쉬움을 남긴 아시안게임…한국 스포츠, 메달보다 깊은 과제 안았다

사설/칼럼 / 코리아 이슈저널 / 2026-10-08 17:37:41
금 39·은 43·동 68개 총 150개 메달…1982년 이후 최소 메달에 체육계 고민
안세영·야구·축구 등 값진 성과에도 대회 운영·선수 지원 체계는 개선 과제
▲코리아 이슈저널 발행인 

참어른 실천연합

최계식

[코리아 이슈저널 = 코리아 이슈저널] 국제 종합대회가 끝난 뒤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메달 숫자지만, 진정한 스포츠 경쟁력은 순위표 하나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선수들의 경기력뿐 아니라 선수 육성 시스템과 경기 환경, 생활체육 저변, 현장 지원과 행정의 전문성이 함께 뒷받침돼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들이 보여준 값진 성과와 아쉬운 결과를 함께 돌아보는 것은 다음 세대의 스포츠 경쟁력을 준비하기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2026년 제20회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16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한 가운데 대한민국 선수단은 금메달 39개, 은메달 43개, 동메달 68개 등 총 150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젊은 선수들의 도전과 일부 종목에서의 값진 성과가 이어졌지만, 전체 메달 규모는 1982년 뉴델리 대회 이후 가장 적은 수준으로 나타나면서 한국 스포츠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이번 대회에는 46개국에서 43개 종목에 걸쳐 1만840명이 참가했으며, 대한민국은 41개 종목에 1,051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선수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적으로 메달 순위와 규모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중국은 국가 주도의 엘리트 스포츠 육성 시스템을 기반으로 국제대회 경쟁력을 꾸준히 유지하며 선두권을 지켰고, 일본 역시 생활체육을 기반으로 한 폭넓은 스포츠 저변을 바탕으로 2위권 성적을 거뒀다. 

 

이에 비해 한국은 엘리트 체육 중심의 기존 시스템에서 생활체육을 아우르는 스포츠 생태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체육계 내부에서는 급격한 변화보다는 종목별 특성과 현실을 고려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이 보여준 활약은 결코 가볍게 평가할 수 없다. 선수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한국 스포츠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배드민턴 여자 단식의 안세영 선수는 아시안게임 사상 처음으로 여자 단식 2연패라는 대기록에 도전해 정상에 올랐고, 여자복식 이소희·백하나 선수도 금메달을 획득하며 배드민턴 강국의 저력을 이어갔다.

 

수영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가 나왔다. 남자 자유형 50m에서 김용범 선수가 21초56의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획득했고, 자유형 100m에서도 57초65로 은메달을 따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스케이트보드에서는 17세의 강준 선수가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해당 종목 금메달을 차지하며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알렸다.

 

클라이밍 리드에서는 서채현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했고, 마장마술의 남동원 선수도 12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며 오랜 기간 이어진 도전의 결실을 맺었다. 펜싱에서는 김상욱 선수가 2개의 금메달을 따냈으며, 한국 펜싱 대표팀은 전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하며 꾸준한 경쟁력을 과시했다.

 

단체종목에서도 한국 선수들의 저력은 이어졌다. 농구 남녀 대표팀과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금메달을 차지했고, 야구 대표팀은 5회 연속 금메달이라는 기록을 이어갔다. 축구 대표팀 역시 4회 연속 금메달을 거머쥐며 아시아 정상권의 경쟁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하지만 대회 운영 과정에서 제기된 여러 문제는 한국 선수들의 성과와 별개로 짚어볼 필요가 있다. 대회 준비와 운영 과정에서 예산 부족에 따른 시설과 지원 문제, 선수단의 식사와 숙소, 수송 등 현장 지원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으며, 일부 시상식에서는 국가와 국기 게양 등 기본적인 의전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왔다. 국제 종합대회에서 선수들의 경기력만큼 중요한 것이 선수단이 안정적으로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운영 체계라는 점에서 향후 개선이 요구된다.

 

대회 막판에는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의 이른바 ‘전역모자 세리머니’를 둘러싼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경기 외적인 이슈가 선수들의 성과를 가리는 상황도 발생했다. 병역 혜택과 관련한 논란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선수들의 경기력과 별개로 국가대표 선수들이 대회 이후 감당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과 대중의 시선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 결과가 한국 스포츠 전체의 위기로만 해석돼서는 안 된다. 메달 수가 줄었다는 결과 뒤에는 종목별 세대교체와 국제 경쟁력 변화, 선수 육성 시스템, 생활체육과 전문체육의 연계 등 보다 구조적인 문제가 함께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기적인 메달 숫자를 끌어올리는 데만 집중하기보다 유소년 선수 발굴부터 전문선수 육성, 은퇴 이후 진로,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의 연계까지 스포츠 생태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젊은 선수들이 흘린 땀과 열정은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자산이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메달 성적 속에서도 새로운 종목의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들과 오랜 기간 정상권을 지켜온 선수들에게는 아낌없는 박수가 필요하다. 동시에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한국 스포츠가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냉정하게 돌아보는 과정도 뒤따라야 한다.

 

한편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은 오는 10월 18일부터 24일까지 개최된다. 대한민국은 18개 전 종목에 선수 214명을 포함한 357명의 선수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아시안게임에서 아쉬움을 남긴 한국 스포츠가 패러게임에서는 다시 한번 값진 도전과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대회가 한국 스포츠에 던진 가장 큰 과제는 단순히 메달 수를 늘리는 데 있지 않다. 중국처럼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엘리트 육성을 이어가는 사례와 일본처럼 생활체육을 기반으로 스포츠 저변을 확대하는 흐름을 함께 살펴보면서 한국의 현실에 맞는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특히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이 서로 분리된 영역으로 머물지 않고 유소년부터 성인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경기력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숙소와 식사, 이동, 의료 및 행정 지원 등 현장 관리 체계도 한층 정교해져야 한다. 

 

결국 이번 아시안게임의 성적을 일회성 평가로 끝내기보다 종목별 경쟁력과 선수 육성 시스템을 면밀히 분석하고 중장기적인 체육정책으로 연결하는 것이 한국 스포츠가 다음 국제무대에서 더 나은 결과를 만들기 위한 현실적인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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