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세계를 품다!
- 사설/칼럼 / 열린의정뉴스 / 2020-03-05 14:54:34

2020년 2월 10일 10시 전 세계가 깜짝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영화감독 봉준호가 큰일을 해냈다. 세계 최고 권위인 오스카 아카데미 영화상을, 92년 된 영화제 역사를 바꿔놓은 날이었다. 얼마 전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기에 아카데미상도 받을 것이라는 기대는 했다. 세계 어느 평론가도 상상치 못했고 비영어권에게 혜택이 돌아간 적이 없는 영화제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영화평론가 25명중 「스콜만츠」만이 유일하게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허나 각본상, 국제영화상을 포함하여 4개의 트로피를 거머쥘 것이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1900년초 서양에서 발명된 영화가 구한말 처음 들어 왔을 때에 황성신문은 ‘귀신의 조화속 물건’이라며 ‘우리는 언제나 이런 모습을 배워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지 120년만에 기적이 일어났다.
봉준호 감독은 원제목을 「데칼코마니(1936년 스페인화가 : 오스카 도밍케즈가 발명한 미술회화기법 일명 전사법 : 종이에 물감을 뿌려서 반으로 접어서 같게 하는 기법, 서로 같다는 뜻)에서 영화제목을 최종적으로 「기생충」으로 바꿨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감독은 가장 존경하는 세계적인 거장 「스코세이지」감독을 호명하면서 위대한 예술가 앞에서 작아지는 것을 느꼈다고 했고 새로운 창작에 몰두할 것을 천명하면서 배움의 자세로 영화를 만들겠다고 했다. 겸손을 미덕으로 예를 갖춘 그의 재치에 감탄을 연발하였다. 영화는 종합예술이다. 연기, 촬영, 녹음, 편집, 지휘 및 지도까지 스토리보드 및 연기자의 행동 하나하나 섬세하게 그림을 그려 표현해 주는 감독이기에 영화가에서 그의 별명이 봉 디테일이라고도 불러진다고 한다. 그는 흥행 실패의 맛도 보고 열정이 넘쳐서 도전을 거듭하다보니 2017년 「옥자」를 찍고 나서 번아웃(Bornout 무기력증 : 육체, 심적,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한 상태)을 2번 겪었다고 한다. 봉감독은 영화는 스토리를 모르고 보아야 영화의 맛이 난다고 했다. 「기생충」은 냄새에서 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빈자와 부자의 냄새를 다룬 영화이다. 냄새는 크게는 각 나라마다 또는 각자의 집안마다 개인의 특이한 냄새가 있다. 미국으로 이민 간 선배가 몇 년마다 한국에 와서는 우리나라 거리를 걸으면 하수도 냄새 때문에 며칠은 밥을 못 먹는다고 했다. 나는 그럴적마다 반문했다.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등 공항에 내리는 순간 특이한 냄새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2019년 6월 봉감독과 jtbc 손석희 전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부자와 빈자는 서로 냄새를 맡을 기회가 없듯」 남과 북도 역시 서로의 냄새를 못 맡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의 반지하는 1970~80년 주택공급의 부족으로 시작된 서울의 자화상이다. 반지하의 풍경을 통해 불평등의 민낯을 전 세계에 보여준 것은 서글프다. 촬영장소를 구청에서 관광코스를 만든다고 하는데 그런 호들갑을 떨 일은 아닌 것 같다. 이곳은 20년 가까이 재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곳이며 그곳에 사는 주민들은 옛날처럼 초라한 반지하에서 지내는 주민들은 아니다. 오래 살았기 때문에 정든 지역을 떠나기 싫어서이다. 반지하의 역습이 새로운 풍속도로 반전되고 있다. 최근 임대료 상승에 따라 보다 싼 값을 넓은 공간이 필요하거나, 자연광이 필요치 않은 사업체간 반지하가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CJ그룹의 이미경 부회장은 영화산업에 금자탑을 세웠다고 영화 팬들은 인정할 것이다. 정부는 최고의 훈장을 주어야 한다. CJ가 제작한 영화는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이 여러 편 된다. 박근혜 정부 때 최순실(서원)이라는 자가 영화산업을 독점해 보려고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했고 그룹도 탄압했으므로 영화산업 발전을 저해한 죄도 추가되어야 한다.
아카데미 영화제는 미국 문화의 자존심 같은 상징적 행사이다. 「기생충」영화를 한국적 상황을 한국어로 담아냈기에 세계가 인정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며 어느나라 어느사회에서나 볼 수 있는 빈부격차 문제를 조명했기 때문에 더욱더 오스카상의 의미가 깊다. 인간 본성을 말하는 블랙코미디 스릴러물이다. 「기생충」의 문화적 콘텐츠는 인간 보편의 문제와 가치를 말할 때 큰 공감을 얻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우리는 지금 빈부의 격차가 너무 커지고 있다. 계층 간 분열과 갈등이 심각한 수준이다. 올바른 세상만들기에 서로가 신뢰 구축에 힘을 쏟고 소통하고 화합을 해야 한다.
봉준호 감독 같은 제2, 제3의 감독을 탄생시켜 문화강국의 입지를 굳건히 하는데 온 국민이 뭉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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