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박해철 의원, ‘주 52시간 미만’ 일해도 과로사 위험 여전...‘운수ㆍ택배ㆍ통신업’산재 승인율 4년 연속 1위

중앙정부 · 국회 / 홍종수 기자 / 2026-10-15 08:15:11
52시간 미만 노동자 과로사 산재 승인율 평균 16.4%로 낮지만, 특정 업종은 예외
▲ 박해철 의원(더불어민주당, 안산시병)

[코리아 이슈저널=홍종수 기자] 현행 산재 판정에서 ‘주 52시간’이라는 물리적 노동시간 기준이 과로사(뇌심혈관계질병) 인정의 잣대로 작용하고 있지만, 택배·배달·운수 등 특정 업종의 경우 노동시간이 52시간 미만이라도 업무 연관성이 높게 인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심혈관계질병 산재 판정에 있어 절대적인 노동시간 외에도 야간노동, 불규칙한 교대제,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 등 업종별 특수성이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박해철 의원(더불어민주당, 안산시병)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뇌심혈관계질병 유족급여 청구 건 업무시간별 및 업종별 승인 현황’ 등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최근 4년 반(2022년~2026년 6월) 동안의 업무시간별 유족급여 승인 현황을 보면, 뇌심혈관계질병 산재 인정에 있어 ‘주 52시간’ 여부가 결정적인 기준이 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해당 기간 주 52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을 한 근로자의 유족급여 신청은 총 640건(52~60시간 미만 351건, 60시간 이상 289건)이었으며, 이 중 549건이 산재로 인정받아 평균 85.8%의 압도적인 승인율을 보였다. 특히 주 60시간 이상 근무자의 산재 승인율은 평균 93.1%에 달했다.

반면, 주 52시간 미만 노동자의 유족급여 신청은 총 1,891건으로 가장 많았으나, 산재로 인정받은 것은 311건에 불과해 승인율이 16.4%에 그쳤다. 현행 산재 판정 시스템이 ‘주 52시간 초과’라는 물리적 시간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주 52시간 미만 근무자들의 데이터를 업종별로 세부 분석한 결과, 유독 ‘운수·창고 및 통신업’의 산재 승인율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해당 업종은 주 52시간 미만 근무자라도 총 179건의 유족급여 신청 중 43건이 산재로 인정받아 주요 업종 중 가장 높은 24.0%의 승인율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52시간 미만 노동자 평균 승인율(16.4%)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서비스업 등 기타의 사업 16.2%, 금융 및 보험업 15.9%, 제조업 15.3%, 건설업 13.2%의 승인율이 모두 10%대 초중반에 머무는 것과 명확히 대비된다. 운수·창고 및 통신업 종사자들은 법정 노동시간 내에서 일하더라도 과로로 인한 사망 위험에 훨씬 더 심각하게 노출되어 있고, 업무상 인과관계 또한 뚜렷하게 입증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통계는 사업주가 단순히 주 52시간을 넘기지 않았다고 해서 노동자의 과로사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입증한다. 노동시간이라는 단편적인 기준을 넘어서, 각 산업 현장의 실질적인 업무 강도와 유해요인을 통제하는 예방 조치가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박해철 의원은 “주 52시간 미만으로 일했더라도 특정 업종의 산재 승인율이 24%에 달한다는 것은, 해당 업종에서 노동시간만이 과로사를 결정짓는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음을 강력히 시사한다”라며, “야간노동, 불규칙한 휴일, 감정노동 등 업종별로 노동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요인이 다른 만큼, 사업주는 선제적으로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과로사 위험요인을 제거하는 데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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