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 "국민에 욕먹는 게 현실"…뒤늦은 반성문으로 쇄신 다짐

문화 / 김윤영 기자 / 2022-09-05 15:33:18
'차례상 표준안' 발표하며 "유교, 옛것만 지키고 형식 강조" 자기비판

자기비판 최영갑 의례정립위원장 "차례 간소하게라도 지내는 게 바람직"


[열린의정뉴스 = 김윤영 기자] 유교 전통문화를 보존해온 성균관이 5일 추석 연휴를 앞두고 '차례상 표준안'을 발표하며 '자기 반성문'에 가까운 기자회견문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발표한 회견문에서 "유교는 오랜 세월 동안 우리 국민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고 자평하면서도 "현대화 과정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옛 영화만을 생각하며 선구자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 결과 유교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매우 부정적인 이미지로 자리 잡고 말았다"고 크게 안타까워했다.

 

위원회는 "명절만 되면 '명절증후군'과 '남녀차별'이라는 용어가 난무했다"면서 "심지어 명절 뒤끝에는 '이혼율 증가'로 나타나는 현상을 모두 우리 유교 때문이라는 죄를 뒤집어써야 했다"고 떠올렸다.

 

이 단체는 "차례는 조상을 사모하는 후손들의 정성이 담긴 의식인데 이로 인해 고통받거나 가족 사이의 불화가 초래된다면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닐 것"이라며 "이에 '의례정립위원회'를 구성해 9차례 회의를 거쳐 오늘 '차례표준안' 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고 회견을 준비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위원회 측은 앞으로 국민에 보탬이 되는 유교가 되겠다며 쇄신을 약속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을 기회로 해마다 유교의례를 바로잡는 일을 계속 연구하고 발표할 것이며, 국민들의 삶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최영갑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 위원장)

 

최영갑 위원장은 회견문 낭독에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오늘 회견문은 반성문이 맞다"며 유교가 그간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그는 "조선왕조 500년 동안 막강한 힘을 가지고 관혼상제 문화를 주도했으나 현대화 과정에서 옛것만 지키고 형식을 지나치게 강조했다. 국민에게는 '유교 때문이다'라는 욕을 얻어먹는 형편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교의 차례 간소화 공식 발표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차례를 지내지 않는 것보다 간소하게라도 지내는 게 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닌가"라며 차례 간소화 방안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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