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종식 "메르스 11년, 감염병전문병원 5곳 중 4곳 아직 '설계 중'… 첫 개원 앞둔 호남권 장비비 87.5% 미확보“
- 중앙정부 · 국회 / 홍종수 기자 / 2026-10-08 10:10:08
2017년 첫 지정 호남권, 사업기간 5차례 연장 끝에 2027년 개원… 나머지 4곳은 2032년 이후 운영 전망
[코리아 이슈저널=홍종수 기자] 메르스 사태 이후 추진된 권역 감염병전문병원 사업이 첫 지정 후 10년 가까이 지났지만, 5개 권역 중 문을 연 곳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 개원을 앞둔 호남권은 필수 의료장비 예산을 대부분 확보하지 못했고, 경남권은 사업 규모를 둘러싼 이견으로 사실상 멈춰섰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받은 '권역 감염병전문병원 구축사업 추진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7년 8월 가장 먼저 지정된 호남권(조선대병원)은 2024년 6월에야 착공해 현재 공정률 72.6%다. 2027년 상반기 완공, 하반기 개원 예정이다. 호남권의 사업기간은 당초 2021년 12월까지였지만, 다섯 차례 연장돼 2027년 5월까지로 늘어났다.
나머지 4개 권역은 아직 설계 단계다. 질병청이 추정한 운영 시기는 경남권(양산부산대병원) 2032년 상반기, 충청권(순천향대천안병원)과 수도권(분당서울대병원) 2033년 상반기, 경북권(칠곡경북대병원) 2034년 상반기다. 지정부터 운영까지 11년에서 13년이 걸리는 셈이다. '표1 참조'
■ 예타 면제했는데… 총사업비 절차만 최소 60개월
감염병전문병원 사업은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라는 이유로 2016년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받았다. 그러나 이후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 조달청 설계 적정성 검토, 기획예산처 총사업비 협의, KDI 재검토가 이어졌다. 질병청 자료에 따르면 총사업비 관리 절차는 설계단계에만 최소 28개월, 공사를 포함하면 최소 60개월이 걸린다.
■ 호남권, 장비비 160억원 중 20억원만 확보
첫 개원을 앞둔 호남권은 장비 예산이 문제다. 질병청은 개원 후 법정 기능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의료장비 42종에 160억원(국비 80억원, 지방비 80억원)이 필요하다고 추계했다. 그러나 2027년 정부안에 반영된 장비비는 국비 10억원이다. 지방비 10억원 매칭을 합쳐도 20억원으로, 필요액의 12.5%에 그친다. 부족분은 140억원(국비 70억원, 지방비 70억원)이다.
질병청은 장비 구입 계약과 설치에 8개월에서 10개월, 시험 가동에 3개월이 걸려 예산 확보 후 개원까지 최소 1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MRI·CT 같은 방사선 장비는 차폐벽을 짓기 전에 규격을 정해야 한다. 장비 예산이 늦어지면 2027년 5월 건물이 준공돼도 제때 문을 열기 어렵다는 것이다.
■ 경남권 '답보'… 질병청 "불수용 시 지정철회 검토"
경남권은 사실상 멈춰 있다. KDI는 2024년 12월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에서 총사업비를 1,608억원에서 1,047억원으로 34.9%, 연면적을 2만7,101㎡에서 1만7,241㎡로 36.4% 줄이는 대안을 냈다. 양산부산대병원은"이 규모로는 감염병전문병원 기능 수행이 불가하다"며 수용 곤란 입장을 밝혀, 현재 사업이 사실상 중단 상태다. 질병청은 병원이 대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지정철회 등 후속절차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경북권은 감염병전문병원 건축면적의 24.3%가 교육부 국고지원사업 부지와 겹친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부지를 40m 옮기는 방안으로 지난달에야 기획예산처로부터 총사업비 조정 통보를 받았다.
■ 운영비·적자 보전 방안도 없어
건물이 지어진 뒤의 운영 방안도 정해지지 않았다. 감염병전문병원은 평상시에도 음압병상과 전담인력, 24시간 대응체계를 유지해야 한다. 국립중앙의료원 연구용역에 따르면, 평시 가동률을 32%로 가정할 때 연간 약 96억원에서 126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 허종식 "감염병 유입 관문 고려해 정책 전환해야"
2016년 질병관리본부 연구용역('감염병전문병원 설립방안 연구개발')은 인천과 제주에 대해 "많은 외국인의 출입과 공중보건 위기 시 해외동포의 대규모 입국에 대비해야 한다"며 설립 필요성을 명시했다. 건립 위치도 "외부에서의 유입을 차단하기 용이한 공항에서 가까운 곳"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현재 5개 권역 배치에는 이런 관점이 반영되지 않았다.
허종식 의원은 "메르스 이후 감염병 위기에 신속히 대비하겠다며 예비타당성조사까지 면제한 사업이 10년 가까이 지나도록 한 곳도 문을 열지 못했다"며 "첫 개원을 앞둔 호남권마저 장비 예산의 12.5%만 확보해 건물만 있고 장비는 없는 병원이 될 처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 감염병 유입의 관문인 공항·항만에 대한 대책 없이 기계적으로 권역을 나눠 병원을 짓는 방식으로는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운영비 지원과 적자 보전 방안까지 포함해 감염병전문병원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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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인천 동구미추홀구갑) |
[코리아 이슈저널=홍종수 기자] 메르스 사태 이후 추진된 권역 감염병전문병원 사업이 첫 지정 후 10년 가까이 지났지만, 5개 권역 중 문을 연 곳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 개원을 앞둔 호남권은 필수 의료장비 예산을 대부분 확보하지 못했고, 경남권은 사업 규모를 둘러싼 이견으로 사실상 멈춰섰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받은 '권역 감염병전문병원 구축사업 추진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7년 8월 가장 먼저 지정된 호남권(조선대병원)은 2024년 6월에야 착공해 현재 공정률 72.6%다. 2027년 상반기 완공, 하반기 개원 예정이다. 호남권의 사업기간은 당초 2021년 12월까지였지만, 다섯 차례 연장돼 2027년 5월까지로 늘어났다.
나머지 4개 권역은 아직 설계 단계다. 질병청이 추정한 운영 시기는 경남권(양산부산대병원) 2032년 상반기, 충청권(순천향대천안병원)과 수도권(분당서울대병원) 2033년 상반기, 경북권(칠곡경북대병원) 2034년 상반기다. 지정부터 운영까지 11년에서 13년이 걸리는 셈이다. '표1 참조'
■ 예타 면제했는데… 총사업비 절차만 최소 60개월
감염병전문병원 사업은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라는 이유로 2016년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받았다. 그러나 이후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 조달청 설계 적정성 검토, 기획예산처 총사업비 협의, KDI 재검토가 이어졌다. 질병청 자료에 따르면 총사업비 관리 절차는 설계단계에만 최소 28개월, 공사를 포함하면 최소 60개월이 걸린다.
■ 호남권, 장비비 160억원 중 20억원만 확보
첫 개원을 앞둔 호남권은 장비 예산이 문제다. 질병청은 개원 후 법정 기능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의료장비 42종에 160억원(국비 80억원, 지방비 80억원)이 필요하다고 추계했다. 그러나 2027년 정부안에 반영된 장비비는 국비 10억원이다. 지방비 10억원 매칭을 합쳐도 20억원으로, 필요액의 12.5%에 그친다. 부족분은 140억원(국비 70억원, 지방비 70억원)이다.
질병청은 장비 구입 계약과 설치에 8개월에서 10개월, 시험 가동에 3개월이 걸려 예산 확보 후 개원까지 최소 1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MRI·CT 같은 방사선 장비는 차폐벽을 짓기 전에 규격을 정해야 한다. 장비 예산이 늦어지면 2027년 5월 건물이 준공돼도 제때 문을 열기 어렵다는 것이다.
■ 경남권 '답보'… 질병청 "불수용 시 지정철회 검토"
경남권은 사실상 멈춰 있다. KDI는 2024년 12월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에서 총사업비를 1,608억원에서 1,047억원으로 34.9%, 연면적을 2만7,101㎡에서 1만7,241㎡로 36.4% 줄이는 대안을 냈다. 양산부산대병원은"이 규모로는 감염병전문병원 기능 수행이 불가하다"며 수용 곤란 입장을 밝혀, 현재 사업이 사실상 중단 상태다. 질병청은 병원이 대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지정철회 등 후속절차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경북권은 감염병전문병원 건축면적의 24.3%가 교육부 국고지원사업 부지와 겹친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부지를 40m 옮기는 방안으로 지난달에야 기획예산처로부터 총사업비 조정 통보를 받았다.
■ 운영비·적자 보전 방안도 없어
건물이 지어진 뒤의 운영 방안도 정해지지 않았다. 감염병전문병원은 평상시에도 음압병상과 전담인력, 24시간 대응체계를 유지해야 한다. 국립중앙의료원 연구용역에 따르면, 평시 가동률을 32%로 가정할 때 연간 약 96억원에서 126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 허종식 "감염병 유입 관문 고려해 정책 전환해야"
2016년 질병관리본부 연구용역('감염병전문병원 설립방안 연구개발')은 인천과 제주에 대해 "많은 외국인의 출입과 공중보건 위기 시 해외동포의 대규모 입국에 대비해야 한다"며 설립 필요성을 명시했다. 건립 위치도 "외부에서의 유입을 차단하기 용이한 공항에서 가까운 곳"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현재 5개 권역 배치에는 이런 관점이 반영되지 않았다.
허종식 의원은 "메르스 이후 감염병 위기에 신속히 대비하겠다며 예비타당성조사까지 면제한 사업이 10년 가까이 지나도록 한 곳도 문을 열지 못했다"며 "첫 개원을 앞둔 호남권마저 장비 예산의 12.5%만 확보해 건물만 있고 장비는 없는 병원이 될 처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 감염병 유입의 관문인 공항·항만에 대한 대책 없이 기계적으로 권역을 나눠 병원을 짓는 방식으로는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운영비 지원과 적자 보전 방안까지 포함해 감염병전문병원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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