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후보자 매제가 한투 회장'…이해충돌 공방

중앙정부 · 국회 / 최용달 기자 / 2021-08-27 15:46:57
고승범 인사청문회…"눈치보여 일할 수 있겠나" "확대해석"

▲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 답변하고 있다. 2021.8.27 [연합뉴스 제공]

[열린의정뉴스 = 최용달 기자]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27일 인사청문회에서는 후보자의 가족과 관련한 '이해충돌' 가능성을 둘러싸고 여야 의원의 공방이 벌어졌다.

 

고 후보자의 매제는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다. 고 후보자의 여동생이 김 회장의 부인이다. 야당 의원들은 주요 금융사 대표이사의 가족이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원장으로 부임하면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공세를 높였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은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자회사 8개, 손자회사 29개, 증손자회사 9개를 보유했고, 카카오뱅크의 2대 주주다. 관련한 회사가 125개"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금융위 직원들이 한투금융그룹에 관련되는 업무에 대해서 눈치가 보여서 제대로 일할 수 있겠느냐"며 "위원장직 제안이 왔을 때 공정이 담보된 금융위 조직을 위해 스스로 (제안을) 고사할 생각은 안 했나. 부, 권력 다 가지겠다는 것인가"라고 쏴붙였다.

 

같은 당 윤주경 의원도 고 후보자와 김 회장의 가족관계를 거론하면서 "금융위원장뿐만 아니라, 금융위원회와 그 산하기관에 대한 신뢰도 또한 의구심 가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은 고 후보자가 카카오뱅크 관련 서면 질의에 "합리적 해결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한 부분을 문제 삼으며 "이게 올바른 답변인가. 올바른 답은 '답하기에 부적절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이런 인식은 '금피아'(금융+마피아) 꿈나무 같은 발상"이라며 "최근 3년간 금융위 회의 58회 중 한투금융 관련 회의가 총 14회였다. 비중이 작지 않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과도한 의혹제기라며 고 후보자를 보호했다.

 

증권업협회 출신인 김병욱 의원은 야당 의원들의 이같은 지적에 대해 "무리한 확대해석"이라고 규정했다. 다만 고 후보자에게 "업무상 그런 일이 생기면 이해충돌법에 따라 기피를 잘 해서, 그런 우려를 불식하기 바란다"고 했다.

 

금융업계 출신인 홍성국 의원은 "야당 의원들의 지적은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상황을 잘 모르는 것"이라며 "우리나라(금융시장에서) 모든 행위는 다 공개되고, 개인과 어떤 관계가 있게 되면 틀림 없이 담당직원이 다 문제를 삼는다. (야당 의원의 지적은) 지나친 우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고 후보자는 "지난 5년간 금융위에 올라간 2200여건 한투 관련 건수는 23건. 1% 정도"라며 "그럴 일(이해 충돌)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제가 임명된다면 한투그룹이 저로 인해 손해를 볼지는 몰라도, 이익을 볼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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