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민간 정비사업은 주택공급의 핵심… 대통령실에 공급효과 '백서' 전달

서울 / 최준석 기자 / 2026-08-07 15:55:25
국무회의 지시 후속조치로 정비사업 공급 효과와 공급 부족 원인·해법 담은 보고서 전달
▲ 서울특별시청

[코리아 이슈저널=최준석 기자] 서울시가 민간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공급 확대에 속도를 낸다. 서울시는 7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5일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에게 전달한 ‘2차 정비사업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공개하고, 2031년까지 정비사업 31만 호 착공을 위해 행정절차 단축과 제도 개선에 역량을 집중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서울의 주택공급 부족이 단기간의 수요 증가로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 과거 정비구역 대량 해제와 신규 지정 억제, 잇따른 정비사업 규제가 누적되면서 발생한 구조적인 공급 공백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서울시는 공급 공백의 부담이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하는 지역에서 전세를 구하지 못해 월세를 선택하거나, 높아진 주거비 부담으로 청년과 무주택 시민이 내 집 마련을 미루는 등 주택 부족이 시민의 일상과 주거 사다리를 직접 위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7월 14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일반적으로 공급 물량이 많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왜 그렇게 되는지 현황 보고를 해달라”고 지시한 데 따라 마련됐다. 오 시장은 8월 5일 김용범 정책실장과의 면담에서 서울의 재개발·재건축 추진 현황과 공급 부족 원인,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과제를 설명하고 보고서를 전달했다.

'최근 3년간 서울 주택공급 90% 이상 민간이 담당… 준공 구역 분석결과 주택 수 36.4% 순증'
보고서는 가용부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서울에서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이 사실상 유일한 대규모 주택공급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3년간 서울 주택공급의 90% 이상을 민간사업이 담당하고 있는 만큼, 정비사업의 원활한 추진 없이는 충분한 공급 물량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비사업을 통한 실질적인 공급 확대 효과도 수치로 제시했다. 최근 3년간 준공된 정비사업 59곳을 분석한 결과, 사업 전보다 주택 수가 36.4% 증가했다. 사업 유형별로는 재개발을 통해 기존보다 27.4%, 재건축을 통해 44.2%의 주택이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2031년까지 31만 호 착공을 목표로 관리하고 있는 253개 정비사업 구역에서도 기존 주택 수보다 39.2%의 공급 순증 효과가 예상된다. 재개발 대상지는 기존보다 29.7%, 재건축 대상지는 48.5%의 주택이 각각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시는 이러한 분석 결과가 정비사업이 기존 주택을 단순히 철거하고 다시 짓는 사업이 아니라, 도심 안에서 실제 공급 물량을 늘리는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수단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현재 서울이 겪고 있는 공급 부족의 주요 원인으로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이어진 공급 억제 중심의 정책 기조를 꼽았다.

당시 도시재생 중심으로 주택정책이 전환되면서 기존 정비구역 389곳이 대규모로 해제됐다. 여기에 주거정비지수제가 도입되고 구역 지정 단계 신설과 각 단계별 주민 동의 요건 강화 등으로 신규 정비구역 지정 요건이 한층 까다로워지면서 서울의 중장기 주택공급 기반이 크게 위축됐다. 특히 2016년부터 2020년까지는 주택재개발 신규 지정이 전무(0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당시 서울시는 주거용 건축물에 대한 35층 이하의 일률적 높이 규제와 ‘역사·문화 흔적 남기기’ 등 각종 개발 억제 정책을 병행하면서 정비사업 추진 여건을 전반적으로 위축시켰다는 분석이다.

정비사업은 구역 지정부터 입주까지 장기간이 필요한 사업이다. 과거에 해제되거나 지정되지 못한 정비구역의 영향이 10여 년이 지난 현재의 착공·준공 물량 감소와 공급 부족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서울시의 분석이다.

중앙정부 차원의 규제 강화도 정비사업 위축 요인으로 제시됐다. 투기과열지구 지정과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강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활 등이 연이어 시행되면서 사업성이 떨어지고 추진 기간이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또 최근 LTV 강화 등 대출 규제와 공사비 상승에 따른 갈등까지 더해지면서 민간 정비사업의 추진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2년간 공사비 갈등이 발생한 정비사업장은 26곳에 달한다

'’31년까지 정비사업 31만 호 착공… 표준처리기한제·절차 병행처리로 공급 시기 단축'
서울시는 2021년부터 무너진 주택공급 기반을 복원하기 위해 주거정비지수제를 폐지하고 신속통합기획을 도입하는 한편, 과거 해제지역을 다시 정비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민간 정비사업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도 2031년까지 정비사업을 통한 31만 호 착공 목표를 차질 없이 달성하기 위해 정비사업 전 과정의 지연 요인을 집중적으로 해소할 계획이다. 단계별 행정 처리기한을 명확히 하는 표준처리기한제를 도입하고, 순차적으로 진행하던 절차를 동시에 추진하는 병행처리를 확대해 공급 시기를 최대한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과거 공급 억제 정책과 최근 규제로 사업 추진력 약화… LTV 완화 등 ‘법령 개정’ 재건의'
서울시는 민간 정비사업을 신속히 추진하고 실질적인 공급 물량을 확대하기 위해 중앙정부에 ‘법령 개정’을 재차 강력히 건의했다.
➀ (임대주택) 재개발 임대주택 비율 완화 및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1.2배)
➁ (지위양도)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유예 (3년한시)
➂ (이주비) 이주비 대출 규제완화 요청 (LTV 40→70%)
➃ (동의율)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 완화(75→70%)

서울시는 보고서 종합의견을 통해 “정비사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는 사업 기간을 늘리고 공급 시기를 늦춰 시장 불안을 키우는 가장 큰 위험 요인”이라며 “과거의 공급 억제 기조로 회귀한다면 서울의 주택 부족과 시민의 주거 불안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6일 오세훈 시장 주재로 무주택 청년과 정비사업·민간임대 관계자 등 시민 100여 명이 참여한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를 열고 주택공급과 세제, 전·월세시장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참석자들은 전세 매물 감소와 월세 부담 증가, 정비사업 지연과 민간임대 공급 위축 등 주택시장 불안으로 시민이 겪는 어려움을 전달했다. 서울시는 이날 제기된 의견도 정부에 전달하고 실효성 있는 주택공급 확대 대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서울시는 2031년까지 정비사업 31만 호 착공을 목표로 행정절차를 최대한 단축하고 현장의 갈등을 적극적으로 조정해 민간 공급이 중단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서울시가 할 수 있는 규제 개선은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정부와도 긴밀히 협력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주택공급을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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