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젠 고구마 전략?…즉석 문답 피하며 메시지 관리
- 중앙정부 · 국회 / 최준석 기자 / 2021-11-08 17: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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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1.8 [국회사진기자단] |
[열린의정뉴스 = 최준석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말을 아끼기 시작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거침없이 쏟아내 '사이다'로 통하는 이 후보가 최근에는 공식 석상에서의 정제된 언급 외에 비공식적인 장소에서의 발언은 자제하고 있다.
특히 이 후보는 공식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한참 동안 주요 현안에 대한 문답을 이른바 '백브리핑(백그라운드 브리핑)' 형식으로 진행했으나 지난주 후반부터는 '백브리핑 생략'이 일상화되고 있다.
이 후보는 8일 오전 국회 중앙선거대책위 회의를 마치고 이동할 때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측에 1대1 토론을 구체적으로 제안했느냐', '블록체인 기반 개발이익 공유에 대해 추가 설명해달라' 등의 질문을 현장을 지키고 있던 기자들로부터 받았으나 아무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선대위 정무조정실장인 강훈식 의원은 "이제 후보가 걸어가면서 백브리핑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4일 한국거래소 방문시에도 공식 일정만 진행하고 언론과 별도 문답을 하지 않았다. 당시 이른바 '검찰 압수수색 직전 유동규-정진상 통화' 보도로 이 후보의 발언에 관심이 집중됐으나 이 후보는 질문에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이 후보의 '백브리핑 생략'은 일단 선대위가 출범하고 정책·공보·보좌 등 체계가 잡히면서 생긴 변화이기도 하다. 대선 후보로서 공식 일정을 소화할 때는 먼저 '콘셉트'를 잡고 핵심 메시지를 관리하는데, 즉석 문답을 나누다 애초 행보의 의도가 흐려지고 자칫 정책 혼선마저 생겨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 백브리핑과 언론과의 개별적 접촉 등을 자제해달라는 건의가 선대위 내에서 계속 나왔다.'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후보가 자기에게 필요한 방향으로 선거를 끌어가야 하는데 언론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만 끌려가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모든 사안을 그냥 얘기하는 게 '사이다'는 아니다. 따발총을 쏜다고 해서 다 맞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여기에 자칫 본선 레이스에 치명적일 수 있는 설화(舌禍)를 사전 차단하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백브리핑 발언은 아니었지만, 이 후보는 지난 3일 웹툰 간담회에서 '오피스 누나 이야기'라는 웹툰 제목을 보고 "확 끄는데요"라고 말했다가 야권으로부터 공격을 받은 바 있다.
나아가 '대장동 의혹'에 대한 수사가 계속될수록 관련된 언론 질문도 많아질 것이란 점도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백브리핑에서 선택적 답변을 하기 어려운 만큼 민감한 현안에 대한 질문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을 아예 만들지 않겠다는 의미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는다는 점에서 일종의 '고구마 전략'인 셈이다.
다만 이 후보의 최대 매력을 '사이다 발언'에서 찾는 지지자들이 적지 않고 '고구마 전략'이 대국민 소통 차원에서는 '불통'으로 비칠 수 있는 점은 향후 부담이 될 수 있다.
이 후보의 한 측근은 "후보가 워낙 말을 잘하고 말하는 것을 좋아하긴 하지만 본인이 선의를 갖고 한 얘기도 거두절미해서 인용하면 이상하게 변한다"며 "소통도 좋지만 차분하게, 정말 차분하게 하고 한 번 더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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