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길 박사] 시작할 때와 끝날 때
- 사설/칼럼 / 열린의정뉴스 / 2020-12-04 17:2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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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길 박사 |
이승만이 우리나라의 오천 년 역사에서 처음 공화국을 만들던 1948년 그는 역사의 영웅이었다. 그러나 헌법을 고쳐 삼선개헌을 가능 하게 하면서 부정선거가 불가피하게 되었을 때 그는 하와이로 망명 가는 신세가 되었다. 시작에 비해 끝이 너무나 좋지 않았다.
박정희는 4.19 뒤에 혼란을 수습하지 못하는 장면 정권을 타도하고 새로운 국가 재건 최고회의를 수립 하여 대한민국의 질서를 비로소 찾게 되면서 한동안 영웅이 되었다. 그러나 18년 집권 끝에 우리는 상상도 못 했던 유신헌법을 선포하고 “유신헌법을 찬성할 자유는 있지만 반대할 자유는 없다”고 못을 박기에 이르렀다. “반대하는 자는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국민에게 겁을 주었을 때 박정희는 이미 실패한 영웅이 되었고 결국 신복 부하였던 김재규의 총에 맞는 끝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얼마나 불행한 최후인가.
누구나 크든 적든 일을 시작할 때와 마무리 지을 때를 올바르게 파악하고 잡아야 한다. 큰일도 그렇고 작은 일도 그렇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예의주시하며 일을 하다가도 그 일을 그만둬야 할 때가 온 것을 알아차리고 나면 망설이지 말고 과감하게 그 일을 끝낼 수도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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