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현 의원, 시민안전보험, 어느 보험사와 계약했느냐에 따라 지급율 1.8배 차이

중앙정부 · 국회 / 홍종수 기자 / 2026-09-20 18:10:39
박정현 의원 "지자체는 견적서도 모른 채 도장 찍어… 행안부가 기울어진 협상 방치”
▲ 박정현 의원

[코리아 이슈저널=홍종수 기자]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주민 전체를 피보험자로 가입하는 '시민안전보험'의 보험료 대비 지급율이 계약 상대에 따라 평균 1.8배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정현 의원(대전 대덕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이 전국 지자체 213곳으로부터 제출받은 2025년~2026년 7월 시민안전보험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한국지방재정공제회와 계약한 89곳의 평균 지급율은 108.5%로, 거둔 보험료보다 지급한 보험금이 많았다. 반면 민간 손해보험사와 계약한 124곳은 61.3%에 그쳤다. 전체 보험료 대비 전체 지급액 역시 공제회 107.6%, 민간 57.4%로 집계됐다.

민간 손보사와 계약한 지자체에서는 보험료의 39%가 보험금으로 지급되지 않은 셈이다. 공제회는 지자체가 공동 출연한 비영리 공제기관으로 사실상 원가 수준에서 운영되는 반면, 민간 보험사의 경우 그 차액이 사업비와 이윤으로 귀속된다.

지자체 예산 규모를 감안해도 격차는 그대로였다. 시민안전보험 예산이 중앙값(1억 5,700만 원) 이하인 지자체군에서는 공제회 105.8%, 민간 75.5%였고, 중앙값을 넘는 지자체군에서는 공제회 115.8%, 민간 54.1%였다. 두 구간 모두 공제회가 민간을 크게 웃돌아, 재정 형편이 아니라 어느 곳과 계약했는지가 지급율을 좌우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지자체가 이 견적이 적정한지 계약 전에 판단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특히 인구·산업구조가 비슷한 다른 지자체가 유사 항목에 얼마를 내고 얼마를 받았는지 비교할 방법이 없다.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재난안전의무보험 종합정보시스템은 지자체별 가입정보를 공개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로 개방하면서도 정작 보험금 지급내역은 열람을 제한하고 있다. 담당자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다른 지자체가 어떤 항목에 가입했는지까지이며, 그 항목에서 보험금이 실제로 얼마나 나갔는지는 알 수 없다.

반면 보험사는 전국 단위 사고·지급 데이터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 시민안전보험 시장이 소수 보험사 과점 구조인 데다 계약이 1년 단위로 갱신되는 만큼, 이 정보 격차는 해마다 반복된다.

정보 부족은 신규 보장항목을 검토할 때 특히 문제가 된다. 최근 2년 사이 전국 64개 지자체가 온열질환 보장을 신설하는 등 기후재난 관련 보장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여전히 53곳에는 이 항목이 없다. 광역자치단체 차원에서 보장하는 지역을 빼도 32곳이 남는다.

폭염·한파 등 기후재난은 사망 원인의 책임소재를 특정하기 어려워 개인 배상이나 법적 구제가 사실상 불가능한 대표적 위협이다. 시민안전보험 같은 공적 안전망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지만, 정작 지자체는 해당 항목의 적정 보험료조차 가늠하지 못한 채 가입 여부를 결정하고 있는 것이다.

박정현 의원은 "공제회가 저렴하다는 걸 알아도, 필요한 보장항목이 없거나 보험사를 바꾸면 홍보가 끊긴다는 이유로 민간사를 택하는 지자체도 있다"며 "그런데 정작 그 선택이 우리 지역에 맞는 합리적 선택인지 비교할 기준조차 없다는 게 진짜 문제"라며 "매년 반복되는 기울어진 협상을 행정안전부가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코리아 이슈저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