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철수'한다던 安, 尹에 손내밀며 '또 철수'…정치적 앞날은
- 중앙정부 · 국회 / 최성일 기자 / 2022-03-03 13:02:32
'철수 정치' 프레임 부담…총리? 당권 접수? 서울시장? 거취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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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3.3 [국회사진기자단] |
[열린의정뉴스 = 최성일 기자] 세 번째 대권 도전에 나섰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대선을 불과 엿새 앞둔 3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지지를 선언한 뒤 후보직을 전격 사퇴하기로 했다.
정권교체라는 대의명분을 앞세우기는 했지만, 자신의 이름에 빗대 '안 철수한다'며 완주 의지를 거듭 밝혀왔다는 점에서 예상밖 선택지를 꺼낸 셈이다.
이번에도 중도 사퇴하는 '철수정치' 이미지를 남기며 본인의 정치적 명분을 허무는 '마이너스 카드'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의외라는 반응도 나온다. 불과 사나흘전, 현장 유세에서는 '이순신 12척 배'를 언급하며 결연한 완주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안 후보의 태도에 처음 변화가 감지된 것은 지난 1일 3·1절 기념식에서 윤 후보와 만날 의향이 있는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 "중요한 어젠다에 대해 논의하자고 한다면 어떤 정치인이든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히면서였다.
이후 안 후보는 물밑라인을 통해 윤 후보에게 지속적으로 만남을 타진하면서 단일화에 전격 합의했다. 지난 몇달간 지루하게 반복한 신경전에 비춰보면 그야말로 전광석화식 '속전속결' 합의였다.
마지막 TV토론 직후 담판도 안 후보 측이 먼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안 후보의 결정이 '완주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초박빙 구도에서 윤 후보가 선거에서 졌을 때, 정권교체 실패의 책임론을 오롯이 뒤집어쓸 수 있다는 지점이 가장 부담스럽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안 후보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정권교체 여론의 무게가 안 후보에게 많은 부담이 되면서 완주할지를 놓고 갈등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역대급 비호감 선거라는 비판 속에서도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양 진영이 더 강하게 결집하면서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주저앉을 가능성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종 지지율이 10%를 밑돌게 되면 선거비용을 전혀 보전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권교체 대의를 위한 조건 없는 단일화'를 통해 양보하는 이미지를 얻으면서 향후 보수정권 내 공간을 확보하려는 포석이 깔렸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당장 야권 안팎에선 공동정부의 총리, 합당 절차를 거친 당대표, 서울시장이나 경기지사 후보 등이 '안철수의 선택지'로 거론된다.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총리 등을 맡아 행정부에 참여한다면 '안철수'라는 브랜드를 제대로 만들고 능력을 입증할 계기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고착화한 '철수 정치' 이미지는 결정적인 손실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2012년 대선에서 후보등록 전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하고 중도 포기했으며, 작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단일화한 바 있다.
이런 전력 탓에 안 후보는 이번 선거기간 내내 본인 입으로 "'또 철수하려 하느냐'는 비판과 조롱을 감내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단일화 프레임', '철수정치 오명'에 갇혀 있었으나, 선거일을 불과 엿새 남기고 또다시 스스로의 약속을 뒤집었다.
이와 관련, 안 후보 측 관계자도 "완주를 바랬던 많은 사람들이 그런 부분을 비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인정하면서 "후보가 앞으로 이런 점을 잘 극복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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