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냐 '질서있는 정비'냐…민주, 수습책 놓고 혼돈

중앙정부 · 국회 / 김진성 기자 / 2022-03-10 13:48:46
오후 4시 최고위서 수습방안 논의…지도부 총사퇴·비대위 꾸리나

"당장 6월 지방선거인데" 순차적 퇴진론도…계파간 책임공방 우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10일 "모든 것은 다 저의 부족함 때문이다. 여러분의 패배도 민주당의 패배도 아니다. 모든 책임은 오롯이 저에게 있다"며 패배를 선언하고 있다. 2022.3.10

[열린의정뉴스 = 김진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0일 대혼돈에 빠졌다.

 

'87년 체제' 이후 처음으로 5년 만에 정권을 내주는 치명상을 입은 충격에 당장 당 수습책을 놓고 갈피를 잡지 못하는 분위기다.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일단 송영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일괄 사퇴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구성 여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통상 대선 패배 뒤에는 비대위를 꾸려 쇄신 작업에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당장 6월 지방선거를 앞둔 만큼 당의 구심점 일부는 살려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아서다.

 

일각에서는 송 대표와 최고위원들은 모두 물러나되 윤호중 원내대표와 사무총장 등 일부 핵심 당직자들은 남아 지방선거 준비에 몰두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두달 뒤인 5월 새 원내대표 선거를 앞둔 만큼 원내지도부까지 동반 사퇴해 지도부 공백 사태를 빚을 경우 혼란만 극대화할 수 있는 만큼 '질서 있는 정비'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여권 원로 인사인 유인태 전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대위 구성 여부에 대해 "지방선거가 코앞인데 지금 갑자기 비대위를 만들어서 하는 게, 글쎄요 모르겠네요"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비대위를 구성한다고 해도 외부 인사 영입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심이 이렇게 우리에게 등을 돌린 상황에서 외부 '깜짝 인사'를 데려온다고 그게 수습이 되겠느냐. 더 역효과만 날 수 있다"며 "사람으로 해결할 게 아니라 민주당을 뿌리부터 개혁할 수 있는 내용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의 비대위원장설도 나오고 있지만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대선 패배의 책임을 일부 지고 있는 만큼 비대위 전면에 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민주당은 이날 선대위 해단식을 연 뒤 오후 4시에는 최고위원회를 열어 당 수습 방안을 논의한다.

 

지도부 총사퇴 및 비대위 구성 여부도 이 자리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선대위 해단식에는 이재명 후보도 참석해 선거운동 기간 선대위 실무자의 노고를 위로할 예정이다.'

 

대선 패배의 원인에 대한 분석과 아울러 '반성문'도 이어졌다.

 

김영배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부동산 민심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고 본다. 대장동 프레임이 덧씌워졌는데도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도 있다"며 "뼈를 깎는 자성과 혁신을 하겠다고 약속드린다. 분골쇄신하겠다"고 말했다.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도 "국민적 의혹이었던 대장동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하고 야당의 공격에 당한 부분도 하나의 패인"이라며 "책임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소위 내로남불도 민주당이 가진 고질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친문 인사들을 중심으로 송영길 대표의 선거 대응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서서히 나와 자칫 계파간 책임 공방으로 흐를 가능성도 엿보인다.

 

청와대 출신의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선거전에 과연 송 대표가 어떤 도움을 줬는지는 돌이켜봐야 한다"며 "24만표 차 패배인데 전통 지지층인 친문 진영이 온전히 흡수됐더라면 또 모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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