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도시공간 매력 높이는 혁신디자인·한옥 등 규제철폐 4건 발표

서울 / 최준석 기자 / 2026-05-07 14:20:08
도시 디자인 · 한옥 · 정비사업의 불합리한 제도 개선으로 도시경쟁력과 시민 삶의 질 끌어올려
▲ 해외추진 사례(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코리아 이슈저널=최준석 기자] 서울시가 도시경쟁력을 강화하고 시민 편익을 제고하기 위해 기존의 제도를 현장의 목소리에 맞춰 유연하게 정비한다. 디자인 혁신 사업의 실효성 및 속도감을 높이고 한옥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공간 활용도를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한편, 정비사업 시 전선지중화를 유도하는 등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적극적인 제도개선에 나선다.

이번에 발표한 규제철폐안은 (규제철폐 177호)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사업 제도개선, (규제철폐 178호) ‘경복궁 서측’ 한옥 건폐율 특례 적용 추진, (규제철폐 179호) 건축자산 진흥구역 내 한옥 생태면적률 적용 완화, (규제철폐 180호) 주택정비형 재개발‧재건축 전선지중화 시 허용용적률 인센티브 부여 등 총 4건이다.

스페인 빌바오나 네덜란드 로테르담처럼 해외 주요 선진도시들은 창의·혁신 디자인 건축물을 통해 지역 이미지를 개선하고 관광 명소화 하는 등 도시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도 도시경쟁력을 높이고 아름다운 도시미관 형성을 위해 공모를 통한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의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사업’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과 시민 개방공간 등 공공성을 갖춘 건축계획을 제출하면 용적률을 높여주거나 높이 제한을 완화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주는 사업이다.

하지만 복잡한 심의 절차로 인해 대상지 선정부터 건축허가까지 2년 이상 장기간 소요되고, 특정 지역·대규모 필지 위주로 사업이 추진 되는 등 2023년 사업 추진 이후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자체적으로 분석하고 개선에 나섰다.

현재 디자인 혁신사업은 대상지 선정부터 특별건축구역 고시까지 7단계의 절차를 거치며, 이 과정에서 대상지 선정과 인센티브량 산정이 분리된 이원적 평가체계와 후속 단계의 반복 검토가 사업기간을 장기화시킬 우려가 있었다.

서울시는 이를 해소하고자 사업추진 과정에서 위원회별 권한과 책임을 조정·개선하여 절차를 4단계로 간소화하고 기간도 당초 24개월에서 17개월로 단축한다.

대상지 선정 및 용적률 인센티브량 결정을 ‘도시·건축디자인 혁신위원회’로 일원화하고 건축위원회 내‘소위원회’절차를 ‘본위원회’와 통합하여 절차를 개선했다.

또한, 지역 간 균형 있는 발전을 유도하고 강북 지역 등에도 혁신적인 건축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대상지 선정 과정에서 토지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이나 규모가 작은 대상지에 대해 가점제를 도입한다.

2023년 이후 현재까지 선정된 디자인 혁신사업 19개소 중 강남·서초 대상지가 9개소(47.4%)를 차지하여 특정지역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경향이 있었다. 공시지가 보정계수를 활용하여 토지가격이 낮은 지역이나면적 5,000㎡미만 사업지의 경우 개발 여건 등을 고려하여 가점제를 도입했다.

이러한 규제개선으로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한 디자인 혁신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지역 간 균형 있는 사업 추진으로 서울의 도시공간을 다채롭게 재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옥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지로 사랑받는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로 고즈넉한 한옥의 정취와 어우러지는 트렌디한 카페·상점 등이 늘어가는 추세이다. 하지만 중앙부 마당을 중심으로 ‘ㄱ ’자 또는 ‘ㄷ’ 자 형태의 배치는 한옥의 전통 건축 양식이지만 카페나 식당 등의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기에는 공간 효율성 측면에서 다소 불리하다.

이러한 측면을 고려하여 한옥 밀집 지역은 지구단위계획 수립 이후 ‘건축자산 진흥구역’으로 지정할 경우'한옥 등 건축자산법'에 따라 건폐율 최대 90%까지 완화 적용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한옥 마당에 상부구조물(차양, 덮개 등) 설치하여 카페나 식당 등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건폐율은 ‘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면적의 비율’을 의미하며, 한옥의 마당은 상부구조물을 덮을 경우에 건축면적에 포함된다. 예를 들어 제2종 일반주거지역 건폐율은 60%이하 인데, 규제 완화 없이 마당에 상부 구조물을 덮어 활용할 경우 건폐율 기준을 초과하게 된다.

건축자산진흥구역은 한옥 등 건축자산이 집적된 지역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건축 특례와 공공사업을 통한 진흥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로서 지구단위계획에서 정하는 한옥의 지붕, 마당 등 형태 및 외관 지침에 대한 세부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건폐율 완화(최대 90%) 등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으며, 현재 북촌, 인사동 등이 완화 적용을 받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관광객 증가와 함께 지역 상점 및 카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서촌(경복궁 서측) 또한 건폐율 완화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한옥 ‘마당’에 대한 기준 및 내용을 담은 ‘경복궁 서측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연내 추진할 계획이다. 지역주민·전문가 의견수렴을 통해 마당 내 상부 구조물 설치 시 처마선 높이 이하, 목조 사용 원칙 등 가이드라인을 도입하여 한옥 경관은 지키면서도 생활·영업 공간 활용성을 확보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한옥 특유의 정취를 유지하면서도 날씨와 관계없이 사계절 내내 한옥공간을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어 이용객 만족도가 높아지고 지역 상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한옥과 관련된 기준을 추가적으로 개선한다. 현재 건축자산 진흥구역 내 한옥 건폐율 특례(90%까지 허용)가 적용될 경우, 현행 생태 면적률 의무 확보 기준(20% 이상)을 충족하기 어렵다.

생태면적률이란 전체 개발 면적 중 자연지반, 수공간, 옥상·벽면녹화 등 ‘생태적 기능 또는 자연순환 기능’을 가진 공간 면적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며 일반건축물의 경우 20%이상 확보하는 것이 원칙이다. 법령 상 허용된 한옥 건폐율 완화 특례(90%)를 현재 생태면적률 기준으로는 최대한도로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 소재 한옥은 대부분 면적이 협소하고 기와지붕 등 형태적 특성으로 인해 옥상녹화 등 일반 건축물과 동일한 방식으로는 현행 생태면적률 기준을 준수하기에는 물리적인 제약이 존재한다. 또한 목재, 황토 등으로 구성된 환경친화적 건축물로서의 특성을 고려한 기준 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한옥은 목재와 석재 등 천연재료를 사용한 탄소 중립형 건축이며, 마당은 녹지로 조성하지 않아도 기온 차를 이용한 공기 순환을 일으켜 여름철 냉방 에너지를 줄여주는 역할을 하여 도시열섬 현상을 완화하는 효과도 가지고 있다.

시는 이러한 한옥의 특성 및 제도 간 정합성을 확보하기 위해 '서울특별시 생태면적률 운영지침'을 개정하여 생태면적률 의무 확보 대상에서 건축자산 진흥구역 내 한옥은 제외한다.

본 안건은 인사동, 북촌, 돈화문로 등 주요 한옥 밀집지역에서도 지속적으로 건의했던 사항으로, 시민 체감도 높은 규제 개선을 통해 한옥 정비사업에도 활기를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전신주 등으로 인한 보행자 불편, 도시 미관 저해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택정비형 재개발·재건축에도 전선지중화 용적률 인센티브를 도입한다. 그동안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에는 도시 미관 향상, 보행 가로 활성화 등을 위해 용적률 인센티브 항목에 ‘가로지장물 이전/지중화’ 가 있었으나, 주택정비형 사업 인센티브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한국전력공사가 시행하는 전선지중화 사업은 높은 사업비 부담, 이설부지 확보 등의 어려움으로 추진이 어려워 최근 자치구를 중심으로 정비사업을 통한 노후 주거지 개선 시 도로 전선지중화를 통한 지역환경 개선 유도 필요성이 지속 제기되어 왔다.

이에 시는 '2030 서울특별시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내 주택 재건축·재개발 인센티브 항목에 ‘가로지장물 이전/전선지중화’ 사업을 포함하고, 허용용적률을 최대 5%p 이내 부여하는 것으로 개선했다. 가로의 연속성을 감안하여 정비구역과 연결되는 구역 바깥에 위치한 도로도 일부 포함할 수 있도록 하여 제도개선의 실효성을 높였다.

시는 이번 허용용적률 인센티브 항목 확대로 시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생활 가로의 안전 및 지역경관 수준이 한층 더 올라갈 뿐만 아니라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공공성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준형 서울시 규제혁신기획관은 “불합리한 규제의 벽을 허무는 것은 민간의 창의성을 깨우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촉매제와 같다” 며 “앞으로도 기존 제도의 틀에 갇혀있던 일률적인 규제를 사회·경제적 여건에 맞춰 유연하게 개선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 코리아 이슈저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